1030 posts Posts by Orange

드론, 관세, 그리고 다시 그리는 기술의 지도

하늘에 그어진 보이지 않는 선 어린 시절, 동네 공터에서 보았던 작은 비행체는 순수한 호기심의 대상이었습니다. 손바닥만 한 기계가 굉음을 내며 하늘로 솟구칠 때, 우리는 중력을 거스르는 기술의 마법에 감탄했죠. 이제 그 비행체, 드론은 더 이상 단순한 장난감이 아님을 모두가 압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정책은 이 사실을 다시 한번 날카롭게 각인시킵니다. 특정 국가에서 수입되는 드론과 그 부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소식은, 하늘에 보이지 않는 국경선을 긋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이는 단순히 물건값을 조정하는 경제 정책을 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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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계산의 시대, 작은 상자의 철학

나의 책상 위, 침묵의 동반자를 기다리며 언젠가부터 저는 컴퓨터가 내는 소리에 민감해졌습니다. 과거에는 윙윙거리는 팬 소리를 ‘열심히 일하는 중’이라는 기계의 든든한 독백처럼 여겼지만, 이제는 그 소음이 나의 사유를 방해하는 불청객으로 느껴집니다. 기술이 내 삶의 배경이 되려 한다면, 그것은 마땅히 침묵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최근 인공지능이 클라우드라는 멀고 거대한 서버 숲을 떠나 우리 책상 위로 내려온다는 ‘로컬 AI’ 시대의 서막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시대를 맞아 제 머릿속에서는 두 가지 미래의 풍경이 충돌합니다. 하나는 거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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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한 대 값의 칩, 거인들의 전쟁에 던져진 균열

작은 것들 속에 숨은 거인 어릴 적, 고장 난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를 열어본 기억이 납니다. 복잡한 톱니바퀴와 전선들 사이로 손톱보다 작은 녹색 기판 위에 까만 점처럼 박힌 부품들이 있었습니다. 그 작은 세계가 소리를 만들고, 음악을 들려주고, 저의 하루를 채웠다는 사실이 새삼 경이롭게 느껴졌던 순간입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 세상을 살아갑니다. 주머니 속 스마트폰부터 길가의 신호등까지, 이 모든 것을 움직이는 힘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실리콘 조각, 즉 반도체에서 나옵니다. 그 작은 사각형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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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팔던 이가 목적지를 정하기 시작했다

도구상에서 건축가로의 변신 우리는 대부분 우리가 딛고 선 땅의 기반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며 살아갑니다. 아스팔트 아래 무엇이 있는지, 벽 속 전선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의식하지 않고 그저 길을 걷고 불을 켤 뿐입니다. 기술의 세계에서도 오랫동안 엔비디아(Nvidia)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건물을 짓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연장, 즉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만드는 보이지 않는 기반이었습니다. 그들은 금광으로 몰려드는 이들에게 가장 튼튼한 삽과 곡괭이를 파는, 현명하고 과묵한 상인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그들이 ‘네모트론(Nemotron)’이라는 이름의 첫 오픈소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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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조수를 향한 미완의 설계도

도구를 만드는 인간, 조수를 빚는 인간 인간은 도구를 만들어왔습니다. 돌도끼에서부터 복잡한 연산 장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언제나 손과 정신의 확장을 꿈꿨습니다. 최근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흥미로운 제목의 글 하나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클로드 코드 문제의 95%를 해결하는 4가지 기술’이라는 제목이었습니다. 그 제목은 단순히 AI 코딩 어시스턴트를 더 잘 쓰는 방법을 넘어,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를 다루듯 AI의 한계를 파악하고 더 나은 성능을 끌어내는 과정을 암시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우리를 돕는 지능적 조수(Intelligent Assistant)를 직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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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을 내 작은 방으로 초대하는 법: 거대한 지성과 마주 앉아

내 책상 위에서 만난 거대한 지성 최근 기술 커뮤니티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한때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수십억에서 수천억 개에 이르는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가진 거대 인공지능 모델을 평범한 개인용 컴퓨터에서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었죠. 이 개념이 낯선 분들께는, 마치 항공모함을 동네 작은 호수에 띄웠다는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본래 이런 거대한 모델은 막대한 자본으로 지어진 데이터센터의 전유물로 여겨졌습니다. 수십, 수백 개의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서버실 안에서만 존재하던, 일종의 ‘구름 너머 신탁’과도 같았죠. 그런데 그 거인이 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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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의 AI, 그림자를 말하다: 폭로의 시대에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

어떤 폭로와 마주하는 법 어느 날, 한 거대 AI 기업이 특정 국가의 비밀스러운 여론 조작 시도를 폭로했다는 뉴스가 터져 나왔다고 상상해 봅시다. 이런 종류의 뉴스는 마치 한 편의 첩보 영화 예고편처럼 다가옵니다. 선과 악의 구도가 명확해 보이고, 정의로운 내부 고발자가 어둠 속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는 장면이 연상되죠. 하지만 기술이 엮인 이야기에서 선악의 경계는 언제나 희미하게 마련입니다. 저는 이런 가상의 소식을 상상하며 어떤 감정보다 먼저 기묘한 위화감을 느낍니다. 그것은 폭로된 내용의 충격이라기보다, 폭로하는 주체와 그 행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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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빚는 지능, 그 책임과 가능성

나만의 인공지능을 조립하는 시대 최근 받아본 뉴스레터에서 ‘개인용 에이전트 시스템 개발 가이드’라는 지극히 평범한 제목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클릭을 유도하는 수많은 제목의 홍수 속에서, 어째서인지 이 문장은 제 상상력을 강하게 자극했습니다. 단순한 기술 가이드 제목을 넘어, 마치 미래의 창작 활동에 대한 예언처럼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문득 책상 위 널브러진 부품으로 나만의 컴퓨터를 만들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정해진 규격과 성능을 따르기보다, 내게 꼭 맞는 기계를 갖고 싶다는 열망의 표현이었죠. 단순히 주어진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여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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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해자(垓子), 보이지 않는 성벽을 쌓는 법

열쇠를 건네지 않으려는 마음 새로운 기술이 문을 두드릴 때, 우리는 늘 약간의 주저함을 느낍니다. 특히 그것이 나의 가장 내밀한 공간, 나의 데이터와 시스템에 접근하려 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아무리 편리한 서비스라도 내 집의 열쇠를 선뜻 내어주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일 겁니다. 기업의 세계에서는 이 주저함이 훨씬 더 크고 무겁습니다. 인공지능(AI)이라는 강력한 조수가 등장했지만, 기업들은 그에게 자신들의 핵심 자산이 담긴 ‘금고 열쇠’를 맡기길 꺼려왔습니다. 최근 제 눈길을 끈 것은 앤트로픽과 같은 AI 기업들 사이에서 논의되는 ‘해자’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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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의 시대는 끝났다: 차세대 AI가 예고하는 ‘대화’의 풍경

서툰 번역가에게 말 거는 법 요즘 인공지능(AI)과 대화하는 것은 마치 서툰 실력의 외국인 번역가와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는 수많은 단어를 알고 있지만, 정작 제 말의 숨은 의도나 미묘한 감정의 결은 좀처럼 알아채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더 명확하고, 더 구조적인 언어로 제 생각을 ‘번역’해 전달해야만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 부르는 기술의 본질일 겁니다. 우리는 더 나은 답변을 얻기 위해 기계의 논리 구조에 맞춰 질문을 다듬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마치 까다로운 상사를 대하듯, AI의 비위를 맞추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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