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축제, 그 너머의 풍경: 어느 가을, 하루 동안의 지적 탐험을 준비하며

어느 가을날, ‘발견’을 위한 약속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발견하며 살아갑니다. 출근길에 발견한 새로운 카페, 잊고 있던 노래의 낯선 구절, 혹은 책상 위 먼지 쌓인 책에서 우연히 마주친 문장처럼, 발견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삶의 작은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만약, 이 ‘발견’이라는 행위를 하루 동안 의식적으로 약속하고 집중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글쓰기 플랫폼 미디엄(Medium)이 오는 9월 18일, 네 번째 연례 가상 컨퍼런스 ‘미디엄 데이’를 연다는 소식은 제게 그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단순한 행사 공지를 넘어, 기술이 우리에게 제안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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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동안의 지적 방랑, 9월의 어느 금요일에 대하여

하루 동안의 지적 방랑, 9월의 어느 금요일에 대하여 매일 아침, 우리는 수많은 창을 엽니다. 어떤 창은 어제의 소식을 비추고, 어떤 창은 먼 곳의 풍경을 보여주지만, 대부분은 익숙한 알고리즘이 권하는 복도만을 끝없이 거닐게 합니다. ‘발견’이라는 단어가 설렘보다는 피로감으로 다가오는 시대, 우리는 어쩌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법을 잊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와중에 한 통의 초대장이 도착했습니다. 9월 18일, 어느 금요일에 가상의 공간에서 열릴 지식의 축제, ‘미디엄 데이(Medium Day)’에 대한 안내였습니다. 특이한 점은 연도(年度)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마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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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든 열쇠의 무게: ‘심각’ 단계에 이른 인공지능에 부쳐

자물쇠공의 고백 어릴 적 살던 집 대문에는 유난히 뻑뻑한 자물쇠가 있었습니다. 열쇠를 끝까지 밀어 넣고 아주 미세한 각도로 비틀어야만 ‘철컥’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죠. 그 감각은 오직 우리 가족만이 아는 암묵적인 약속이자, 외부인에게는 난해한 암호와도 같았습니다. 어느 날 한 기술 회사가 스스로 만든 인공지능 모델의 능력이 특정 위험 기준에서 ‘심각(Critical)’ 단계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는 마치 세상의 모든 자물쇠를 열 수 있는 만능열쇠를 발명한 자물쇠공이, 그 열쇠의 출시를 앞두고 “이 열쇠는 너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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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접는 기계 앞에서

시간을 접는 기계 앞에서 불과 몇 년 전, 새로운 기술 스택을 도입하기 위해 수많은 기술 블로그와 깃허브 저장소를 뒤적이던 기억이 있습니다. ‘Vector Databases’의 개념을 이해하고, ‘LLM’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몇 시간이고 화면을 스크롤하던 그 시간은 고단했지만, 묘한 충만감을 주곤 했습니다. 지식은 그렇게 발품을 팔고, 시간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귀한 결정체처럼 느껴졌습니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을 지켜보는 일은 경이로우면서도 동시에 서늘한 감각을 일깨웁니다. 인간이라면 여러 전문가가 팀을 이뤄 며칠 밤낮을 매달려야 할 복잡한 리서치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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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내 지갑의 주인이 될까?

독자의 질문: AI가 스스로 돈을 굴리는 시대 Q. 칼럼니스트님, 최근 AI가 사람의 특별한 지시 없이도 자산을 스스로 관리하고 거래하는 ‘AI 에이전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먼 미래 같으면서도 어딘가 서늘한 기분이 드는데, 이 변화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스스로 생각하는 대리인의 등장 A. 좋은 질문입니다. 기술의 변화는 종종 소리 없이 스며들어와 우리의 일상을 재정의하곤 하죠. 말씀하신 자율적인 AI 금융 에이전트의 등장은 단순히 더 빠른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금융 알고리즘이 ‘가격이 X에 도달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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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자들의 경고: 우리가 열어버린 상자 앞에서

어느 개발자의 책상 서랍 깊숙한 곳에 넣어둔 낡은 외장 하드가 하나 있습니다. 십수 년 전, 코딩을 막 배우던 시절에 만들었던 작은 프로그램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사용자의 글쓰기 습관을 분석해 다음 단어를 추천해주는, 지금 보면 우스울 정도로 조악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당시엔 그저 내가 쓴 코드가 스스로 무언가를 ‘예측’한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하고 뿌듯하게 느껴졌습니다. 가끔 그 프로그램을 떠올리면 묘한 기분이 듭니다. 만약 그 작은 코드가 스스로 학습하고, 인터넷에 연결되어 세상의 모든 텍스트를 읽고, 다른 코드와 결합하여 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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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를 만드는 자의 꿈, 스스로 판을 설계하려는 야망

모래 위에 세운 제국, 그 너머의 욕망 우리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때로는 도구에 의해 규정됩니다. 붓의 굵기가 그림의 선을 결정하고, 펜의 종류가 글씨의 질감을 바꾸듯,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의 한계는 종종 상상력의 경계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날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건축물은 거의 한 종류의 벽돌, 즉 엔비디아(NVIDIA)의 칩으로 지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이러한 단단한 지배력 위에서, 최근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 감지됩니다. AI 시대를 주도하는 거대 기업들이 앞다투어 자체 AI 칩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는 소식. 이 소식은 단순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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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쿠폰 너머의 질문: 당신은 어떤 세상에서 일하고 싶은가

이메일 푸터, 기업의 영혼을 엿보는 창 독자: 오늘 다룰 주제는 조금 의외입니다. 고작 할인 혜택을 알리는 이메일 한 통에서 어떤 깊이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건가요? 필자: 좋은 질문입니다. 저 또한 하루에도 몇 통씩 쏟아지는 광고성 이메일을 무심히 삭제하곤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가장 무심하게 지나치는 곳에 생각의 실마리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이메일 가장 아래, 작은 글씨로 채워진 ‘푸터(footer)’ 영역처럼 말이죠. 오늘 제 눈길을 끈 것은 Medium에서 보낸 멤버십 할인 메일의 본문이 아니었습니다. 화려한 할인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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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사라진 메일함, 50% 할인이라는 숫자만 남았다

텅 빈 초대장, 가격표만 남다 메일함에 푸른 불빛이 반짝였습니다. 지식과 사유의 공간을 표방하는 플랫폼, ‘미디엄(Medium)’에서 온 새 소식이었습니다. 어떤 흥미로운 글이 오늘의 나를 다른 세계로 데려가 줄까, 작은 기대를 품고 메일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엔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시선을 끄는 제목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가의 이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화면 중앙을 차지한 것은 ‘50% 할인’이라는 굵은 숫자였습니다. ‘망설이고 있었다면, 지금이 기회입니다.’라는 문장은 나를 독자가 아닌 잠재적 소비자로 호명하고 있었습니다. 이메일은 단출한 구성으로 자신의 목적을 명확히 드러냈습니다. 그 내용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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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의 그림자를 묻다: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독자의 질문: 기술의 이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Q. 요즘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다 보면 문득 불안해질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는 서비스의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기술 기업의 알고리즘과 데이터 활용 방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는 것을 보며, 때로는 우리가 몰랐던 진실이 드러나기도 하더군요. 이처럼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기술의 그림자, 그 앞에서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질문해야 할까요? A. 보이지 않는 도시의 골목길을 상상하는 일 좋은 질문입니다. 거대한 기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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